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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3만원짜리 떡볶이 하나에 담긴 폐업 시크릿, 단골이 원가까지 따져봤습니다

2023년 봄, 홍대 서교동 골목에서 문 닫은 술집 4곳과 살아남은 2곳의 1인당 평균 주문 금액을 비교하면 재미있는 괴리가 나온다. 망한 쪽이 오히려 단가가 낮았다. 보통 싸게 파니까 망한다고 생각하잖아? 그런데 아니었다. 원가율을 뒤집어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내가 이 짓을 시작한 건 2022년 겨울쯤이다. 홍대에서 일주일에 세 네 번 술 마시는 단골인데, 어느 날부터 자꾸 가게들이 사라지더라. 분위기 좋고 음식 괜찮은데 왜 문을 닫는 거야, 하고 궁금증이 폭발한 거지. 그래서 나는 메뉴판 사진 찍고, 재료 단가 추정하고, 손님 수 세는 짓을 시작했다. 좀 비정상적인 취미라는 거 안다.

1차 실패 공식: 높은 회전율 착각

홍대 상권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폐업 패턴은 "회전율 = 수익"이라는 등식을 맹신하는 케이스다. 2023년 여름에 문 닫은 연남동 타코바의 경우, 점심 피크에 테이블 8개가 40분 만에 꽉 찼다. 손님은 많았는데 문제는 단가였다. 세트메뉴 9,900원에 데리야끼 치킨, 음료, 샐러드까지 포함시켰다. 재료 원가는 4,200원 정도로 추정된다. 음료까지 포함하면 5,100원은 족히 들어갔다. 남는 건 4,800원인데 여기서 인건비·임대료 빼면... 계산기 두드려보면 알겠다.

반면 같은 시기, 같은 골목에 있던 위스키바 "더키친"은 달랐다. 이 집도 테이블 회전율은 낮았다. 그런데 1인 평균 금액이 38,000원대다. 위스키 한 잔에 들어가는 재료 원가는 대략 6,500원, 즉 원가율 17% 정도다. 칵테일바와 술집의 원가율은 보통 25~30%인데 이 집은 거의 두 배 수준의 마진을 남긴 셈이지.

살아남은 곳들의 공통 분모

내가 2023년 한 해 동안 추적한 홍대 업소 중 12개월 이상 영업을 유지한 곳은 총 6곳이었다. 이 중 4곳이 공통적으로 취한 전략이 있다. 바로 "메뉴 폭을 극도로 좁히고 재료 단가를 역으로 관리하는 것"이었다. 메뉴가 8개 이상인 곳은 전부 반년 내에 사라졌다. 반면 4~5개로 줄인 곳은 생존율이 확 높아졌다.

예를 들어, 합정역 3번 출구 뒤편에 있던 '슬로우피쉬'라는 곳. 이 집은 맥주 2종, 위스키 하이볼 1종, 안주 3종 딱 6개로 버텼다. 사장한테 물어보니까 재료 벤더를 월 1~2곳으로 통합했다고 하더라. 관리 비용이 확 줄었다는 거지. 유흥 업종 비교 차원에서 보면, 칵테일바·와인바·beer 바 중에 재료 관리 복잡도가 가장 낮은 beer 바 계열이 생존 확률이 높았다는 건 흥미로운 데이터포인트다.

실패를 피하려면 먼저 이걸 따져라

그래서 직접 검증해볼 수 있는 질문 목록을 남긴다. 폐업을 고민하거나, 새로 시작하려는 사람이 이걸 먼저 체크하면 좋겠다.

- 메뉴 1개당 사용하는 원재료 품목이 몇 개인가? 10개 이상이면 복잡도 리스크가 크다.
- 월 임대료 대비 메뉴 단가 비율은? 임대료가 월 400만원인데 메뉴 단가가 12,000원이면 최소 333번 팔아야 본전이다.
- 1인 재료 원가가 메뉴 가격의 몇 퍼센트인가? 35% 이상이면 인건비까지 고려하면 적자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대답이 막연하면, 장사 시작 전에 다시 생각해보라는 뜻이다.

다만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게 있다. 위 수치들은 전부 2023년 홍대 한정이고, 임대 조건이나 사장의 인건비 산정 방식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뒤집힐 수 있다. 내 계산이 100% 맞다는 게 아니라, 적어도 "감으로 장사하지 말자"는 메시지다.

내가 이 블로그를 계속 쓰는 이유도 결국 그렇다. 대체 왜 망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살아남는 방법도 보이니까. 다음엔 칵테일바 원가 구조를 좀 더 깊게 파볼 생각인데, 관심 있으면 공식 가이드 채널 쪽에서 참고할 만한 자료들이 있으니 한번 둘러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