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단위 서비스업에서 매출 1억 찍고도 대출 연체되는 사장님들, 나는 꽤 봤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월 매출 9,800만원에 순이익 마이너스 200만원 찍던 강남 B클럽 사례. 이 업계 수익 구조를 논할 때 사람들이 자꾸 "룸값이 전부"라고 착각하는데, 그게 내가 오늘 깨부수려는 첫 번째 통념이다.
가격대별로 룸값의 35~45%가 인건비로 샌다. 이때 인건비는 단순히 웨이터나 마담 월급이 아니다. 아가씨 수급을 위한 에이전시 수수료가 T1(테이블원, 즉 첫 번째 아가씨) 한 명당 7만~12만원 사이에서 결정되고, 이게 룸당 2~3명 투입된다. 60만원 룸이면 여기서 이미 20~35만원이 증발한다. 그런데 120만원 룸이라고 달라지느냐. 절대 아니다.
고가 룸의 함정은 고정비 비율이 오히려 올라간다는 점이다. 120만원 룸은 손님이 기대하는 무대장치, 조명, 음향 시스템의 감가상각이 더 크다. 내가 작년에 정리한 강남 모 업장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60만원 룸의 고정비 비율은 매출 대비 28%였는데, 120만원 룸은 42%였다. 여기서 변수 하나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바로 권리금이다.
권리금 2억의 덫: 내가 목격한 실거래 내역서의 진실
작년 3월, 강남 비즈니스클럽 인근에서 임대차 계약을 검토한 적이 있다. 권리금 2억 원에 월세 2,500만원, 보증금 5억 원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권리금이 높으면 그만큼 장사가 잘됐다는 뜻 아니냐"고 생각한다. 이게 두 번째 통념이다.
실거래 내역서를 까보니 전 업주는 월 평균 매출 1억 2,000만원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순수익은 월 800만원. 왜 그런가 봤더니, 권리금의 70%가 '바닥 권리금'이 아닌 '시설 권리금'으로 잡혀 있었다. 즉, 전 업주가 설치한 방음 시설이나 조명, 인테리어 비용을 고스란히 다음 임차인에게 전가한 거다. 실제로 이 시설들의 감가상각 기간은 3년이 지나 있었고, 신규 인테리어 비용만 1억 5천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추정됐다.
이걸 모르고 계약하면 어떻게 되느냐. 실제로 내가 본 사례는, 60만원룸 10개를 돌리면서 일 매출 2천만 원을 찍었지만, 인건비(에이전시+직원) 45%, 임대료 15%, 권리금 상환 10%, 유지보수 8% 하면 마진율이 12%에 그쳤다. 여기서 카드 수수료와 부가세 신고분을 빼면 순마진은 한 자릿수로 내려간다.
120만원 룸이 60만원 룸보다 마진율이 낮을 수 있다는 사실, 이게 바로 유흥 업종 비교에서 대부분이 놓치는 지점이다. 고가 룸은 고정 지출의 덩치 자체가 달라서, 영업일수가 줄거나 계절적 비수기가 오면 바로 적자로 돌아선다. 내가 분석한 자료에서는 120만원 룸이 70% 가동률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반면, 60만원 룸은 55%만 넘으면 근근이 유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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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지막에 해야 할 질문은 세 개다.
이 가게의 권리금 중 시설 권리금 비중이 50%를 넘는가, 지금 당장 확인할 수 있는가? 인건비 구조에서 '고정급'과 '건별 수용'의 비율을 산출할 자신이 있는가? 그리고 가격대를 올릴 때 추가되는 고정비가 실제 마진율을 잡아먹는 속도를 계산해 봤는가?
이 세 가지에 답할 수 없다면, 아직 가격표를 다시 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