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 병을 만 원에 팔면 사장은 최소 육천 원은 남는다고 생각하는 사람 꽤 많을 거다. 그 반대다. 만 원짜리 소주 한 병에서 사장이 손에 쥐는 건 천오백 원 남짓이다. 나머지는 뭐냐고? 룸에 앉는 순간부터 카운트가 돌아가니까.
만 원짜리 소주 한 병의 진실
내가 이걸 처음 계산하게 된 건 정확히 작년 10월이었다. 강남역에서 두 블록 떨어진 B룸의 단골이던 시절, 사장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영수증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10병에 십만 원, 끝이 아니다. 같은 술이 편의점에선 이천 원이다. 보통 이걸 보고 "폭리"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사장이 가져가는 건 별로 안 크다.
원가율을 항목별로 보면 이렇다. 주류 원가는 매출 대비 약 18~22%. 단골이 가장 놀라는 건 인건비인데, 여기서 빠지는 돈이 전체 매출의 30~35%다. 룸 한 개 기준으로 마담, 웨이터, DJ, 청소 인력까지 포함하면 월 천만 원 매출을 올리는 룸에서 인건비로만 삼백오십만 원이 새어 나간다.
진짜 마진은 메뉴판에 없다
여기서부터 재미있는 부분이다. 음식 메뉴의 원가율은 대략 25~30%인데, 생각보다 높지 않다. 문제는 반찬 리필 횟수와 심야 시간대 폐기율이다. 자정 이후에 남는 안주 재료를 못 쓰고 버리는 비용이 생각보다 엄청나다.
진짜 마진이 높은 건 다이어리 카드, 룸 차지, 그리고 연장 수당이다. 룸 차지는 한 시간에 이만 원에서 오만 원인데, 원가라 부를 게 거의 없다. 에어컨 전기세와 소모품 수준이다. 여기서 남는 게 순이익의 핵심이다. 보통 손님들은 룸 차지에 대해 잘 모르고,就算알더라도 별 신경 안 쓰는데, 사장들한텐 그게 생존 라인이 된다.
가격대가 달라지면 뭐가 바뀌나
가장 흔한 오해가 "비싼 룸일수록 마진이 높다"인데,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월 세백만 원 이상 룸 차지를 받는 고급 업소의 경우, 인건비 비중이 매출의 38~42%까지 뛴다. 룸 한 개당 전담 스태프를 붙이니까. 반면 주대(酒代)가 싼 중저가 룸은 인건비가 25%로 줄어들고, 리필 안주 마진이 오히려 높아진다.
여기서 비교해야 할 건 유흥 업종 전반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비용 구조인데, 룸살롱이나 셔츠룸이나 노래주점이나 결국 인건비와 주류 원가의 비율 경쟁이다. 형식이 달라도 속은 비슷하다. 그래서 나는 단골로 있을 때 특정 메뉴의 원가를 메모장에 적어뒀다. 3년 전 2022년 겨울, A룸의 세트 메뉴 여덟 가지를 전부 계산한 적이 있는데, 그중 네 가지는 사장이 마이너스로 팔고 있었다. 물론 그 네 가지는 리필이 안 되는 코스에만 포함돼 있었다.
작성자의 추천 사이트에서 업소별 실제 리뷰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이런 원가 구조가 읽히는 부분이 있다. 평점만 보지 말고 메뉴 구성을 뜯어보라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확인할 것 세 가지
이 글을 읽고 나서 룸에 앉을 때, 한 번만 체크해 보라. 룸 차지가 영수증에 별도 표기되는지, 리필 안주가 사실상 세트 메뉴에 포함된 건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사장이 손님한테 웃으면서 말할 때, 그 웃음이 몇 퍼센트의 마진에서 나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