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5천에 월세 350짜리 룸 8개 공간. 저녁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돌리던 그 가게를 작년에 권리금 2억 받고 넘겼다. 누가 봐도 성공한 장사였다. 근데 매입자가 우리 쪽에 내역서 떼어달라고 했을 때 표정이 싸해지더라. "이게 맞아요? 생각보다 너무 안 남는데..."
그 놈의 '생각'이라는 게 문제다. 유흥 업종 비교해보면 다 비슷한 착시가 있다. 월 매출 1억 5천이면 대박 난 줄 안다. 내가 직접 굴리면서 2년간 기장 세무사랑 실시간으로 맞춰본 숫자를 풀어볼게.
테이블당 착시와 실제 인건비 누수
룸 10개, 주말 풀부킹, 평일 60% 가동률이면 주류 포함 객단가 18만원 정도 나온다. 한 달 매출이 대략 1.2억에서 1.5억 사이. 여기까진 누구나 계산한다.
실제 지출 구조를 보자. 매출 1억 3천 기준으로 월세 2천에 관리비 포함하면 2,400. 부가세 별도다. 여기서 이미 대부분이 오해한다. 월세만 생각하지 관리비에서 에어컨 전기료, 냉난방기 유지비가 따로 빠지는 줄 모른다. 여름엔 전기료만 300을 넘겼다.
인건비가 진짜 함정이다. 주방 1명 350, 홀 직원 4명이 각 280, 퇴근 늦은 날 택시비까지 포함하면 인건비만 1,700이 기본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룸 단위 서비스업은 대기조가 2~3명 더 붙는다. 이 사람들 월급은 고정급이 아니라 건수당 정산인데, 이게 또 200~300씩 새나간다. 다 더하면 인건비만 2,200 나온 적도 있다.
주류 마진율이 생각보다 낮은 이유
양주 한 병 15만원 받아도 순마진이 40%가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냐면 곁들이는 안주가 문제다. 과일 안주는 당일 폐기, 마른 안주는 재고 관리가 까다롭다. 2023년 겨울에 과일값 폭등하면서 안주 원가율이 35%까지 치솟은 달이 있었다. 이걸 모르고 유흥 업종 비교할 때 "주점은 마진이 70%"라는 통념만 믿으면 큰 코 다친다.
그 가게의 실질 영업이익률은 1억 매출 기준으로 8%에서 12% 사이를 왔다갔다했다. 1억 2천 찍은 달도 순이익은 1,200이 안 됐다. 일회성 이벤트 비용, 갑자기 터진 냉장고 수리 300만원 같은 게 수시로 들어왔다.
권리금 2억의 역설
내가 권리금 2억 받고 나갈 수 있었던 건 순이익이 높아서가 아니다. 그 가게가 상권의 '목 좋은 자리'였고, 유흥 업종 비교해봐도 진입 장벽이 낮은 업태였기 때문이다. 진짜 돈 되는 건 월 매출 1억이 아니라, '월 매출 1억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갖춘 공간을 넘기는 거였다. 그게 2억짜리 매력이었고, 동시에 함정이기도 하다. 그 시스템을 유지할 조건이 안 되는 사람에겐 그냥 월세 2,400에 인건비 2,500짜리 덫일 뿐이다.